"포스트맨(집배원)은 벨을 두 번 울린다." 트레이더들은 1981년 영화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의 영화 제목에서 차용한 표현을 종종 사용하곤 하는데요. 이 표현은 바로 투자자들에게 시장이 종종 진입하거나 빠져나올 수 있는 기회를 주곤 한다는 점을 가리킵니다. 이와 관련해서, 지난 두 달 간 미국 주식에서 포스트맨이 벨을 두 번 울렸던 것, 아셨나요?
올해 2월 초 S&P 500 지수는 장중 최고치인 4195를 기록했지만, 2022년 1월부터 10월까지의 모든 하락을 되돌림했던 피보나치 되돌림 비율 50% 선을 넘어선 상태를 지속하지 못했습니다. 바로 이 때가 “포스트맨”이 올해 처음 벨을 울린 시점인데요. 그리고 S&P 500지수가 되돌림 비율 23.6% 지지선인 3805선 아래로 무너질 뻔 했던 시점, 은행권 위기로 인해 연준이 어쩔 수 없이 금리 피벗을 단행할 수 밖에 없겠다는 기대감에 S&P500 지수는 다시 반등했습니다.
S&P 500지수는 또 다시 피보나치 되돌림 비율 78.6% 저항선을 시험하게 되었는데요. 해당 지수는 현재 피보나치 되돌림 비율 78.6% 저항선에 다시 접근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S&P500 지수가 두 번 다시 동일한 저항선을 넘어서는 움직임을 지속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수가 다시 하락세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리스크가 남아있다는 건데요. 포스트맨이 방금 막 두 번째 벨을 울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S&P 500지수가 2022년 1월 최고점 수준으로 되돌아간다면 금리 조정 밸류에이션은 어떻게 변할까요? 미국 주식을 매수(long)한 사람들은 원금이 보장될 수 있기 때문에 좋겠지만, 2022년 1월 고점인 4819선으로 되돌아간다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봐야할 것입니다.
선행 PER이 다시 22배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예상은 무위험금리(RFR)가 오른 것이 반영된 추정치로, 높았던 직전 밸류에이션으로 인한 오버슈트(overshoot) 현상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2022년 1월 S&P 500지수의 선행 PER은 약 22배였는데요. 현재 애널리스트들의 FY23 이익 예상치 컨센서스인 220(Yardeni Research 4월 초 데이터 기준)에 근거하여 S&P 500지수가 4819로 다시 상승할 경우, 선행 PER은 22배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2022년 1월 선행 PER이 동일한 수준에서 최고점을 기록했을 당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8% 수준이었는데요. 이는 2.7%의 초과 수익률(이익 수익률 –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현재 밸류에이션인 선행 PER 22배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훨씬 높은 수준인 3.4%일 때 산출된 것으로, 1.1%의 경미한 초과 수익률을 의미합니다. 투자자들은 1.1%의 초과 수익률을 위해 인플레이션·금리·은행권 안정 리스크를 감수할 만한지 곰곰히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추가적으로, 현재 FY23이익 예상치는 리스크 요인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애널리스트 예상 컨센서스인 220은 2023년도 2분기부터 분기 실적이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를 근거로 한 추정치라는 점도 고려해야 하는데요. 애널리스트들이 올해 1분기에 6.6%의 이익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다소 낙관적인 시나리오로 보여집니다.
올해 2분기부터 실적이 급반전될 것이라는 기대는 경기 둔화 시나리오와 상반되는 모습인데요. 따라서, 애널리스트들은 경제 침체는 고사하고 경제 둔화마저 예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낙관론자들은, 이익 모멘텀은 증가하나 금리는 하락하는 – 골디락스 조합과 거의 비슷한 – 이상적인 경제 상황을 기대하고 있다는 건데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 “더티 해리" 속 은유적인 표현을 빌려보자면, "글쎄요, 얼마나 운이 좋을 것 같으세요?"
선행 PER이 22배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점은 신경쓰지 마세요 – 현재 선행 배수 18배가 이미 높은 수준이라고 해도 말이죠. 선행 PER이 22배로 완전히 회복하는 시나리오를 다시 살펴봅시다. 다시 설명해보자면, 이는 현재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3.4% 대비 이익 수익률이 4.5%에 설정되어 있다는 것을 뜻하는데요. 그렇다면 일드갭은 1.1% 밖에 되지 않습니다. 반면, 평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2.2% 대비 평균 10년 선행 PER이 17배로 설정되어 있으므로, 평균 일드갭은 3.7%이 됩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더 높아진 오늘날, 동일한 10년 평균 “초과 수익률”을 얻기 위해선 선행 PER이 약 14배가 되어야 합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해당 숫자는 경기순환적(cyclical) 저(低)PER 이 아닌 과거 10개년 평균 선행 PER에 기반하였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이 심지어 더 낮게 산출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익과 무위험금리를 고려해보면, 선행 PER 18배 수준의 현재 시장은 과거치 기준 아직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게 형성되어 있다고 판단됩니다.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투자자들이 현재와 같은 시점에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명분은 금리 인하와 수익률에 대한 기대일 것입니다. 따라서, 여전히 높은 지수 수준을 유일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금리 인하와 수익률에 대한 시장 기대일 것인데요. 연준이 물가상승률을 2%까지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는 와중에 이러한 베팅은 크고 위험해보입니다.
한 편, OPEC+은 미국 시장에 변화구를 던졌는데요. 저희는 지난 몇달 동안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와 휘발유 가격 사이의 상관 관계에 대해 경고해온 바 있습니다. 지난 6월 이래로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 하락 시점은 미국 휘발유 가격 하락 시점과 매우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주식 강세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디스인플레이션 낙관론이 불안정한 에너지 가격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가 됩니다. 한편, 근원 소비자물가지수에서 특히 서비스 부문에서의 유의미한 디스인플레이션이 아직 관찰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주 OPEC+이 하루 100만 배럴을 추가로 감산하기로 한 결정으로 인해 휘발유 가격이 다시 상승한다면, 소비자물가지수도 같이 상승하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의 소비가 증가하면서 브렌트유가 올해 안에 배럴당 90달러 선을 다시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주식에 대한 확률은 별로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투자에 확실한 건 없습니다. 기껏해봐야 확률 싸움이죠. 상기 설명한 펀더멘털·경제적 이유들로 현 시점 미국 주식이 완전히 회복할 확률은 별로 높아보이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강세장 시나리오는 금리인하·이익 성장·밸류에이션 상향조정에 달려 있습니다 – "얼마나 운이 좋을 것 같으세요?" 이러한 시나리오는 트리플 행운을 희망하는 것과 걸맞아 보입니다. 미국이 40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1980년대 초 이래 역대 최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은행권 불안정·나스닥 붕괴 직전 이래 역대 최고 CAPE 지수를 기록하며 씨름하고 있을 때, 강세장을 예측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트리플 행운을 기대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