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반도체 제조 업계에서 중국 생산 설비의 비중은 1990년 거의 0수준에서 현재 15%까지 성장한 반면, 미국의 비중은 동 기간 37%에서 12%까지 감소했습니다. 아마도 이같은 상황은 미국이 미-중 기술 경쟁을 국가 안보 문제로 격상시키고 중국의 반도체 개발 성장을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하도록 야기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우선 중국 기업 제재 리스트를 만들어 미국 기업이 중국 기업에 첨단 반도체를 판매하는 것을 제한했는데요. 이어 미국 의회에서 통과시킨 CHIPS(칩스)법은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 반도체 산업 촉진을 위한 390억 달러 상당의 연방 기금을 받기 위해서는 향후 10년 간 중국 내 캐파시티를 확대하지 않겠다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상무부는 중국이 특정 종류의 첨단 반도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수출 제한조치를 더욱 강화하고, 더 나아가 중국이 자국에서 첨단 반도체 생산을 시도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새로운 수출 규제를 발표했는데요. 또한 미국 국민과 외국인 거주자 모두를 포함한 미국인을 대상으로 어떤 방법으로든 첨단 반도체 생산에 참여하거나 지원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조치로 인해 중국 반도체 기업에서 수백 명의 엔지니어들이 일자리를 떠나야 하기도 했죠.

네덜란드 정부는 중국 최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을 저해시키기 위한 미국의 목표를 따라야 한다는 압력을 받았는데요. 결국 네덜란드는 ASML사의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포함한 최첨단 반도체 기술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ASML사의 극자외선 노광장비는 데이터 센터, 자동차, 스마트폰 및 게임 콘솔 등에 사용되는 초소형 칩에 작고 복잡한 설계도를 인쇄하는 역할을 합니다. 미국이 수개월 간 로비활동을 한 끝에, 일본도 도쿄 일렉트론 사를 포함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최첨단 기술 23종류 공급을 제한하는 수출 통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요.

중국 정부는 중국으로의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기 위해 이들 세 국가가 서로 협력한 것이 무역 기구의 개방성 및 투명성 원칙을 위반한다는 이유로 세계 무역 기구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이같은 최근 제재들은 중국의 발전을 단기적으로 막을 순 있겠지만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완전히 제동을 걸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한편,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 반도체 장비 공급업체 뿐만 아니라 이들의 경영진 및 주주들은 궁지에 몰린 상황입니다. 일부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고객사들과 기존처럼 비즈니스 관계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DRAM과 NAND 플래시 메모리 분야 선도적 기업인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상무부의 사전 승인을 요청하지 않고도 중국 내 반도체 공장에 필요한 장비를 공급할 수 있도록 1년의 수출 통제 유예 기간이 주어졌습니다. 미국의 대형 그래픽 카드 제조업체인 엔비디아는 자사 제품을 중국 시장 맞춤형으로 재설계하여 미국의 수출 규제 조건을 준수하면서도 중국 고객사들에 제품을 계속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A800 신형 그래픽 프로세싱 유닛(GPU)은 미국 정부가 사전 승인 없이 중국 기업에 판매를 금지한 기존 모델인 A100칩의 대안으로 출시되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시장을 잃기에는 너무나도 큰 시장이기 때문에 미국 기업으로써 실용적인 접근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캘리포니아의 램 리서치는 미국 무역 통제 조치에 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받은 이후, 예상했던 것보단 훨씬 많은 상품을 중국으로 출하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는데요. 미국의 신규 수출 규제를 더 정확하게 파악해보면, 해당 회사가 중국 반도체 장비 판매량 전망치를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DRAM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사에 대한 중국의 사이버 보안 검토 조치에 대응하여, 미국은 중국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사에 반도체 판매 금지령을 내릴 경우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에 중국시장 공백(점유율)을 메우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국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상당한 손실을 보고한 이후, 중국 리오프닝과 경제 회복 기회에 힘입어 올해 최악의 침체로부터 벗어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밝힌 바 있습니다.

사실, 반도체는 현재 중국 모든 수입품 중 가장 비중이 큰 항목입니다. 시장 조사 데이터베이스 IBISWorld에 따르면, 석유 & 가스 산업 규모의 두 배가 넘는 중국 반도체 산업은 2023년까지 수입품 항목 중 최상위권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2년 중국의 반도체 수입량은 5,384억 대로 전년 대비 15.3% 감소했으며, 제로 코로나 정책과 칩스 법안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로 인해 앞선 2년 간 강했던 성장세가 급격히 반전되었습니다. 금액적으로 따져보면, 중국 반도체 수입액은 평균 단가 상승으로 인해 전년 대비 고작 3.9% 감소한 4,156억 달러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작년 중국 반도체 수출량은 2,733억 대로 전년 대비 12% 감소하였으나, 수출액 기준으로는 1,539억 달러를 시현하며 전년 대비 0.3% 증가했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연간 2,617억 달러 상당의 반도체 무역 적자에 이르게 되면서, 향후 메꿔지게 될 큰 격차(또는 시장 기회)를 나타냅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반도체 산업 공급망 속 반도체 후공정(OSAT)으로 잘 알려진 아웃소싱 조립, 패키징 및 테스트 분야에서 우수한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중국의 주요 반도체 후공정(OSAT) 전문 기업들은 해당 분야의 전 세계 10대 기업에 속하며, 해당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총 38%에 달합니다. 반도체 웨이퍼 제조 및 소재 분야에서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주도와 내수 증가로 견조한 성장을 보이며, 자본집약적인 해당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의 약 19~2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일부 공정과정이 중국에서 비용 효율적으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만약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중국 공급업체들로부터 수급을 완전히 끊어야 하는 경우, 이들은 단기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반도체 산업의 후발주자로, 고급 로직반도체 및 아날로그 반도체,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 제품 시장에서는 특히 존재감이 아직 미미합니다. 중국은 전자설계자동화(EDA) 도구, 반도체 설계 IP, 고급 로직 파운드리 생산, DAO, 플래시 메모리, DRAM 및 반도체 제조 장비와 같이 고도의 R&D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서 상당히 뒤쳐져 있습니다.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은 현재 40나노미터 이상의 성숙 노드 분야에 집중하고 있으며, 소비자 또는 통신 및 산업 시장에 디스크리트 반도체, 저급 로직 반도체 및 아날로그 반도체를 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으로의 기술 이전이 제한되면서, 시진핑 주석은 정치국 회의에서 핵심 기술 부문의 자립을 위해 과학 연구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류 부총리 역시 중국은 정부와 시장 역량을 모두 활용하여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중국 전체 반도체의 거의 1/3을 수입하는 전자제품 제조 중심지인 광동성은 이러한 요구에 가장 먼저 대응했는데요. 광동성 부지사는 광동성 지역에서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주요 반도체 프로젝트가 40여개에 이른다고 밝혔으며, 해당 프로젝트들에 투입된 총 투자액은 5,000억 위안을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발전은 결국 광동성 제조 기지의 기본 뼈대를 형성하는 전자기기, 스마트홈 기기, 전기차, 로봇, 자동화 장비 등 차세대 전자 제품 제조에 꼭 필요한 도움을 주게 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광동성은 베이징, 상하이와 같은 새로운 반도체 클러스터를 자체적으로 구축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이 보이고 있는 자국 반도체 기술 개발에 대한 절박함은 과창판 지수가 강세를 보이는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해 과창판(STAR50) 지수는 연초 대비 수익률 기준 대부분의 중국 본토 및 해외 주요 지수들을 능가했는데요. 이는 반도체 산업 및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는 생성형 AI 섹터에 과창판 지수가 높은 익스포져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창판 시장(STAR market)’이라는 명칭이 익숙하시지 않은 분들을 위해, 과창판 시장(STAR market)은 혁신 기술 분야에서 자국 신생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거래소입니다. 2019년 과창판 시장 출범 이후, 이미 500개 이상의 기업들이 상장하였으며, 기업 자금 조달 활동을 위한 세계적인 상장 플랫폼으로 거듭났습니다. 800개 이상의 후보 업체들이 상장 예정 파이프라인에 있기 때문에, 과창판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SMEC는 과창판 시장 상장을 통해 올해 현재까지 아시아 최대 상장 규모인 14억 달러 상당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하며, 선두 DRAM 생산업체 창신 메모리 기술은 1,000억 위안이 넘는 밸류에이션을 가지고 상장 등록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하기 표에 나타나 있듯이, 과창판 지수는 현재 18개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약 50%의 구성 종목이 파운드리, 팹리스 설계, 반도체 장비, 실리콘 소재 등 반도체 산업 내 다양한 부문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하드코어(첨단) 기술 섹터, 특히 고급 프로세싱·컴퓨팅 분야는 계속해서 미국의 감시와 압박의 대상으로 남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 정부의 균형적인 대응 조치로 해당 분야는 중국 정부 정책 및 자원 지원의 주요 수혜자이기도 합니다. 또한, 중국이 주요 시장·공급자로써 빠르게 성장 중인 인공지능과 같은 혁신 기술 분야 뿐만 아니라 중국 소비자·기업의 디지털 전환 및 스마트 시티 구축에 있어 중요한 동력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분야가 계속 발전함에 따라, 투자자·자산 할당 투자자·투자 은행 애널리스트들은 글로벌 테크주 및 중국 전통 인터넷(빅테크주) 관련주와 상관관계가 없는 초과수익률(알파) 및 자산 배분 대상으로서의 적절성을 점차 인식하고, 해당 분야에 더 많은 리서치 자료나 자본을 할당하고 있는 움직임들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해당 섹터 속 떠오르는 기업 다수가 현재까지는 아직 중소 기업 범주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때때로는 수요와 공급의 역동적 상호작용으로 자연스레 높은 변동성과 밸류에이션 스윙을 겪게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섹터에 투자하려면 보다 다양화된 자산 배분의 방식으로 저점 매수를 하는 것이 좋은 출발점이 될 것 같습니다. 프리미아 차이나 과창판 ETF (3151.HK)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 잠재력에 투자하고 싶을 때 활용하기 좋은 자산배분 투자 전략입니다.

Source: China Securities Index (CSI), index weightings as of 25 April 2023